얼마 전이었어요. 오래 거래해 온 임대인 분한테 연락이 왔는데, 새로 전세를 놓으려고 한다고요. 경기도 쪽 빌라 5층, 전용 13평 남짓한 물건이었어요. 2018년에 매수하신 이후 계속 임대를 놓으셨고, 현재 세입자 분은 4년 전에 전세로 들어오셨던 분이었죠. 새로운 임차인을 받기 위해 등기부등본이랑 건축물대장을 열람했는데, 건축물대장에 떡 하니 위반건축물이라고 찍혀 있는 거예요. 이유는 무단증축이었고요. 저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이 매수할 당시나 4년 전 전세 계약 당시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거든요. 얼른 임대인 분께 연락을 드렸더니, 실은 시청에서 우편물을 받으셨는데 뭔지 몰라서 그냥 넘기셨다고 하시는 거예요. 나중에 그 우편물 내용을 확인해 보니, 드론 촬영 결과 최초 허가 설계와 다르게 발코니가 무단으로 증축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 이거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죠. 사실 이 고객분은 별도로 증축하거나 하지는 않으셨는데... 일단 시청에 가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 보시라고 안내드리고, 계약 진행은 잠시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고 나니까, 건축물대장을 왜 꼭 봐야 하는지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어요. 등기부등본만 열심히 보고 건축물대장은 대충 넘기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거든요. 오늘은 이 경험을 계기로, 건축물대장에 대해 제가 아는 걸 최대한 쉽게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건축물대장의 종류
건축물 대장을 크게 일반건축물과 집합 건축물로 나뉩니다. 일반건축물대장은 토지와 건물의 등기가 따로 존재하고, 건물 전체 소유자가 한 명인 경우에 해당해요.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이 여기에 속하죠. 다가구주택은 여러 세대가 살고 있더라도 소유권은 한 명한테 있기 때문에, 호실 구분 없이 건물 전체 정보를 한 장에 묶어서 기록합니다. 그래서 서류도 비교적 단순해요. 반면 집합건축물대장은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각 호실마다 소유자가 따로 있는 구분 소유 형태인데, 아파트, 빌라(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연립주택이 여기에 해당해요. 소유자가 여럿이다 보니 서류도 세 단계로 쪼개집니다. 단지 전체 정보를 보여주는 총괄표제부, 동별 정보를 담은 표제부, 그리고 내가 실제로 계약할 특정 호실 정보를 기록한 전유부까지. 아파트나 빌라를 계약하실 때는 이 전유부를 반드시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건물 전체 서류만 보고 내 호실은 안 봤다고 하시면 반쪽짜리 확인밖에 안 됩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집합건축물인데 전유부를 따로 발급받는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대신 뽑아주면 그냥 받아만 보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기회에 내가 받는 서류가 어떤 건지 정도는 파악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건축물대장은 정부 24 (메인 | 정부 24) 에서 무료로 발급받으실 수 있어요. 열람과 발급 두 가지 중 하나로 발급이 가능한데 그냥 내용 확인 정도라면 열람으로, 전세 보증보험의 가입등을 위해서는 발급으로 진행하셔서 출력하시면 됩니다.
| 대장 구분 | 대상 주택 유형 | 핵심 특징 및 확인 방법 |
| 일반건축물대장 |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등 | 건물 전체 소유자가 1명, 호실 구분 없이 건물 전체 정보 기록 |
| 집합건축물대장 |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 각 호실별 구분 소유, 계약 시 '전유부' 서류 반드시 확인 |
꼭 짚어야 할 체크포인트
건축물대장을 발급받으면 보통 두 장 이상이 나오는데,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면 그냥 훑고 끝나버리거든요. 제가 상담할 때 꼭 짚어드리는 부분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1페이지 상단에는 건물의 기본 정보가 나옵니다. 위치, 면적, 건폐율, 용적률, 구조, 층수 등인데요, 이것들은 실제 건물이 허가받은 스펙이에요. 나중에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다를 경우, 무단으로 뭔가 변경이 된 거라고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1페이지 하단에는 층별 면적, 용도, 그리고 소유자 사항이 기재됩니다. 여기서 하나 꼭 알아두셔야 할 게 있어요. 건축물대장의 소유자와 등기부등본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등기부등본의 소유자가 실제 소유자입니다. 권리관계는 등기부등본이 우선하고, 건물의 물리적 현황은 건축물대장이 우선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등기부등본은 법적 권리를 담고 있고 건축물대장은 건물의 물리적 현황을 기록하는 서류라서, 두 서류의 역할이 다릅니다. 둘 다 챙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2페이지로 넘어가면 주차 대수, 승강기 수, 내진설계 여부 등이 나오고, 가장 중요한 변동사항란이 있습니다. 이 칸에는 건물이 지어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타임라인처럼 기록이 됩니다. 위반건축물 도 언제 위반건축물이 되었는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어요. 아파트나 빌라라면 추가로 전유부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전유부 1페이지에는 내가 독점 사용하는 전유 부분과 복도·계단 같은 공용 부분의 면적 구분, 소유자 현황이 나오고요. 2페이지에서는 해당 동 전체의 층별 구조와 면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꼭 확인해야 할 게 사용승인일이에요. 건물이 공사를 마치고 최종 검사를 통과해 사용할 수 있게 된 날짜인데, 사용승인이 나지 않은 건물은 원칙적으로 거주하거나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승인 건물에 들어가셨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보호받기 어려워요.
위반건축물
이게 제가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핵심이에요. 처음 말씀드린 그 사례처럼, 위반건축물 표시 하나로 계약이 멈춰버리는 상황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위반건축물이란 허가나 신고 없이 무단으로 건물을 개조한 경우를 말해요. 대표적인 유형들을 보면 옥탑방 무단 설치, 허가 없는 증축, 벽을 세워서 방을 쪼개는 불법 방 분리, 주거용을 다른 용도로 무단 변경하는 경우 등이 있죠. 처음 말씀드린 사례처럼 드론 촬영을 통해 발코니 무단 증축이 걸리는 경우도 요즘 꽤 있습니다. 요즘 지자체에서 드론이나 위성사진으로 주기적으로 점검하거든요.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매년 이행강제금이 날아옵니다. 1~2회씩 계속 부과되니까 장기적으로 부담이 상당하고요. 그런데 임대인보다 더 크게 피해를 보는 건 오히려 매수자나 세입자예요. 집을 사려고 계약금까지 보냈는데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안 해주면, 잔금을 치를 방법이 없어지잖아요. 전세 세입자도 마찬가지예요. 전세자금대출이 아예 안 나옵니다.
2년 전에 멀쩡하게 전세대출받고 들어갔던 분이 갱신 시점에 대장이 위반건축물로 바뀌어 있으면,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이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제가 상담 현장에서 실제로 이런 케이스를 접하면 가슴이 답답해요. 몰라서 넘어간 우편물 하나가 이런 결과를 만드는 거거든요.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건축물대장 1페이지 우측 상단을 보시면 돼요.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로 [위반건축물]이라고 선명하게 표시됩니다. 이 표시가 있으면 그냥 넘기지 마시고, 2페이지 하단 변동사항 칸에서 어떤 내용으로 위반이 됐는지 꼭 읽어보세요. 그 내용에 따라 계약 진행 여부나 임대인에게 확인할 사항이 달라지거든요.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등기부등본이랑 건축물대장,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같이 보세요. 등기부등본은 권리 관계를, 건축물대장은 건물의 실제 상태를 알려줍니다. 어느 하나도 빠뜨리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 있어요. 오늘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본 포스팅은 실무 경험과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개별 매물의 특성과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