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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특별공제 (양도소득세 , 비거주, 세제 개편)

by 섬세한 양공 2026. 4. 26.

솔직히 고백하자면, 공인중개사로 일하면서 세금 관련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긴장됩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게 폐지되느냐, 유지되느냐에 따라 집 한 채 가진 분들의 세 부담이 수억 원 단위로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지금 이 제도가 왜 논란이 되는지, 어떤 분들이 실제로 영향을 받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장특공

양도소득세 '장특공'이란?

장기보유특별공제(長期保有特別控除)란 집을 오래 보유한 사람에게 양도소득세를 일정 비율 줄여주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는 집을 팔 때 취득 가격(매수가격) 과 양도 가격(매도가격)의 차이, 즉 양도 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양도소득세는 6~45%의 누진세율로 적용되기 때문에 시세 차익이 클수록 세 부담도 급격히 올라갑니다.

1988년에 처음 도입됐을 때의 취지는 단순했습니다. 투기가 아닌 실수요 보유를 장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20년 전 5억 원으로 산 집이 지금 40억 원이 됐다면, 그 35억 원 차익 중 상당 부분은 인플레이션, 즉 화폐 가치 하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진짜 이익은 숫자보다 훨씬 작다는 뜻이지요. 이 부분을 세금 계산에서 보정해 주는 역할도 장특공이 맡아 왔습니다.

현행 제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 보유: 15년 이상 보유 시 최대 30% 공제
  • 1세대 1주택자: 10년 보유 40% + 10년 거주 40% = 최대 80% 공제
  • 비과세 기준: 실거주 요건 충족 시 양도가액 12억 원까지 양도소득세 면제

여기서 비과세 구간이 12억 원까지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집값이 12억 원 이하라면 사실 장특공 폐지 여부가 크게 상관없습니다.

이 논란이 민감하게 작동하는 건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를 가진 분들입니다.

비거주자의 세금은 얼마나 달라집니까?

5억 원에 취득해서 현재 40억 원이 된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양도 차익은 35억 원입니다. 제가 직접 시뮬레이션 수치를 보고 꽤 놀랐는데, 현행 80% 공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세금이 약 2억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장특공을 전면 폐지하면 같은 집에서 11억~12억 원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개편안을 부분 적용할 경우 약 8억 원 수준이고요.

이 수치만 보면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입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2억 내던 분 입장에서는 8억도, 12억도 세금 폭탄이 맞습니다. 반대로 원래 12억이 나와야 할 세금을 혜택 덕분에 2억으로 줄였다고 보면 폐지가 정상화라는 논리도 성립합니다.

현재 논의의 핵심은 실거주 여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감면은 유지하되, 전세를 끼고 본인은 다른 곳에 사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장특공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방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즉 갭투자를 막겠다는 것인데 (갭투자란 전세 보증금을 끼고 적은 자기 자본으로 집을 사는 투자 방식) 정부는 이 갭투자를 투기의 한 형태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우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 중에는 직장, 요양,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이유로 본인 집에 살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투자 목적으로 매수 한 분과 생계상 어쩔 수 없이 비거주가 된 분을 같은 기준으로 묶는다면 억울한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출처: 국세청 양도소득세 안내).

세제 개편되면 누가 가장 힘들까요?

2017년 8·2 대책이 발표됐을 때를 저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대부분의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고, 세금 계산 방식부터 대출 규제까지 한꺼번에 바뀌었습니다. 공인중개사인 저도 모든 내용을 즉시 소화하기가 벅찼습니다. 정확한 해석이 필요해 국토부에 질의를 넣었더니 답변이 나오는 데 한 달 이상 걸렸습니다. 전문가도 이 정도인데, 일반 매수자나 매도자 분들은 얼마나 막막하셨을까요.

제 경험상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는 순간, 사람들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시작합니다. 장특공 개편도 비슷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거주 요건을 채워야 80% 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 양도 차익이 큰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줄고, 쫓겨난 세입자들은 새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시장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2024년 기준 혼인 건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신혼부부 수요가 늘어났는데, 전세 매물이 워낙 빠르게 소진되다 보니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입금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 공급이 더 줄면 이 분들이 가장 직격탄을 맞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전세 수급 불안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의에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입니다. 정책의 방향 자체보다, 기준을 얼마나 촘촘하고 명확하게 세우느냐가 결국 일반 시민의 삶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투기와 실거주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 불가피한 비거주는 어떻게 예외로 인정할 것인지, 그 기준이 공정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깁니다.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으니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지만, 제도가 바뀔 때는 12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소유자만이 아니라, 지금 전셋집 구하러 다니는 신혼부부까지 시야에 넣고 설계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b9-LCNdV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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