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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퇴거 시 복비 부담은 누가? 임차인·임대인 사례별 정리

by 섬세한 양공 2026. 6. 3.

13년 동안 현장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기한 안 채우고 중간에 이사 나가면 복비(중개수수료)는 누가 내나요?"입니다. 어제도 단골 임대인 한 분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어요. 작년 여름에 세입자분의 계약갱신요청으로 재계약을 했는데, 세입자분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 가을에 갑자기 이사를 나가야 한다는 연락을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임대인분 입장에서는 "아직 기간이 남았는데 내가 복비를 또 내야 하나?" 하고 조금 억울해하셨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양쪽 모두의 입장이 다 이해가 가기에 늘 마음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초 계약 중도퇴실은 보통 임차인 부담, 묵시적 갱신·갱신요구권은 임대인 부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은 분쟁이 잦은 이 '중도 퇴거 시 중개보수 부담' 원칙에 대해, 제 경험을 담아 조목조목 짚어드리려고 합니다.


1. 첫 계약 만기 전 이사, 관행보다 '상호 합의'가 먼저

처음 계약하고 2년이라는 약속된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나갈 때, 현장에서는 통상적으로 '나가는 임차인이 복비를 부담한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제 전화를 주신 임대인분도 당연히 이 원칙을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법적으로만 따져보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는 집주인과 새로 들어올 세입자이기 때문에 중개보수는 임대인이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 조문 어디에도 "중도 퇴거 시 임차인이 중개수수료를 낸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거든요. 

그럼에도 왜 현장에서는 임차인이 복비를 부담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서로를 배려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숨어 있습니다. 임차인이 사정이 생겨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고 싶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짐을 뺄 수는 없습니다. 약속된 기간이 있으니까요. 이때 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려면 상대방인 임대인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살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월세와 관리비를 계속 부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계약 시  "임차인이 약정한 계약기간 내에 나갈 시 임대인이 지불한 중개수수료를 손해배상한다."라는 특약을 넣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도 퇴거의 현장 핵심 포인트 
"임대인이 계약 중도 해지에 동의해 주는 조건으로, 임차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노력과 함께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중개보수를 대신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지혜로운 관행인 셈입니다.

 

사무실에서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저는 늘 양측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습니다. 직장 이전, 결혼, 청약 당첨 등 저마다의 간절하고 소중한 이유로 이사를 결정하신 임차인 분들의 마음도 알고, 예상치 못한 지출을 안게 된 임대인분의 당혹감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법의 잣대만 들이대기보다는 "임차인분 사정이 이러하니 임대인분께서 조금 양해해 주시고, 대신 중개수수료는 임차인분이 정리해 주시는 게 서로에게 가장 원만하겠네요" 하고 조율해 드리는 것이 저희 공인중개사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2. 묵시적 갱신과 갱신요구권, 법이 임차인의 손을 들어주는 이유

그렇다면 어제 제게 문의하셨던 임대인분의 사례처럼 '계약이 연장된 상태'에서의 중도 퇴거는 어떻게 될까요? 계약 만기 전 6개월부터 2개월 사이에 서로 아무런 말 없이 지나간 '묵시적 갱신'이 되었거나, 세입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서 연장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상태에서 중간에 이사를 가게 될 때는 일반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임대인분들이 억울함을 토로하시곤 합니다. "내 입장에서는 2년 더 살 줄 알고 연장해 준 건데, 중간에 나간다고 하고 복비까지 내가 내라니 너무한 것 아니냐"라면서요. 어제 전화를 주신 임대인분도 한숨을 크게 쉬셨습니다. 하지만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는 부분이라 제가 법의 취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드렸습니다.

실제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라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 관련 법령 내용 (주택임대차보호법) 현장 실무 적용
계약 해지권 제6조의2 제1항: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임차인은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가 가능함
효력 발생
시점
제6조의2 제2항: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통지 후 3개월간은 월세 및 관리비 부담 의무 있음
중개보수
부담
대법원 판례 및 국토교통부 유권해석 기준 실무상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

 

법에서 이렇게 정한 이유는 주거 안정성을 위해 임차인에게 조금 더 유연성을 주기 위함입니다. 다만, 임차인 분들도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통보하자마자 바로 보증금을 돌려받고 나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법적으로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급하게 이사를 가시더라도 3개월 동안은 월세와 관리비를 지불하셔야 하고, 집주인도 3개월 동안은 보증금을 마련할 법적 시간을 벌게 되는 것입니다.

어제 상담해 드린 임대인분께도 "마음은 쓰이시겠지만 법 취지가 그러하니 수용해 주시고, 대신 지금 주변 시세가 조금 올랐으니 새 임차인을 구할 때 임대료를 시세에 맞춰 조금 조정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고 조언해 드렸습니다. 다행히 임대인분도 "그나마 시세대로 올릴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사장님 믿고 진행할게요"라며 마음을 누그러뜨리셨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없답니다.


3. 재계약서 작성 시 주의할 점, '재계약'과 '조건 조정'의 차이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경우가 바로 '연장하면서 계약서를 다시 쓴 경우'입니다. 많은 분들이 "계약서를 새로 썼으니 무조건 최초 계약처럼 임차인이 복비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 혹은 "갱신하면서 쓴 거니 임대인이 내야 한다"라며 팽팽하게 맞서시곤 합니다. 이럴 때 저희 같은 중개사들은 돋보기를 들이대듯 계약 체결 당시의 정황을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봅니다.

왜냐하면 이 계약이 '완전히 새로운 약속인 재계약'인지, 아니면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서 조건만 일부 변경한 것'인지 그 본질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계약서 종이 한 장을 더 썼다는 사실보다, 그 계약서가 나오기까지 당사자 간에 주고받았던 따뜻한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용, 그리고 계약서 하단에 적힌 특약 사항들이 판단의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 새로운 '재계약'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려고 적법하게 갱신 거절을 통지했으나, 임차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증금이나 월세를 시세에 맞춰 대폭 증액하는 조건'으로 완전히 새로운 합의에 이르러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경우입니다. 이 상황에서 중도 퇴실한다면 최초 계약의 취지와 같아서 관행대로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기존 계약의 '갱신'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임차인이 정당하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임대인 역시 거절할 특별한 사유가 없는 상태에서 상호 협의하에 금액만 법적 한도 내에서 조금 올려 재작성한 경우입니다. 이는 명칭은 재계약서일지라도 실질은 '갱신 계약'으로 해석될 여지가 아주 높기 때문에 중도 퇴실 시 임대인이 복비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계약서의 제목이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로 동일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사연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서를 쓸 때 귀찮더라도 특약 사항에 "본 계약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계약임"이라거나 "상호 합의에 의한 새로운 재계약임"이라는 문구를 명확하게 적어드립니다. 그래야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편안한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4. 분쟁을 줄이는 지혜, 결국 사람이 만드는 따뜻한 타협

13년 동안 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공간에서 수많은 계약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 오면서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법과 원칙을 명확히 아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결국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배려에서 풀린다는 점입니다. 중도 퇴거 상황이 발생하면 중개보수 문제뿐만 아니라 당장 퇴실할 때까지의 월세 일할 계산, 관리비 정산,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보증금을 언제 돌려받을 수 있는지 등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한 문제들이 도미노처럼 밀려옵니다.

이럴 때 서로 자기 권리만 주장하며 날 선 목소리를 내다보면 상처만 남고 해결은 멀어지게 됩니다. "내가 법을 아는데 당신이 틀렸다"가 아니라, "서로 사정이 생겨 아쉽게 되었으니, 어떻게 하면 서로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임대차 계약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면, 인터넷의 단편적인 정보보다 공인중개사나 법률 전문가에게 직접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참고글: 임대차-계약갱신-묵시적갱신-계약서작성-갱신요구권

섬세한 양공 | 공인중개사 (등록번호: 가 118-3042)

경력 13년 · 태양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부동산 실무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 글쓴이

 |  공인중개사

13년간 현장에서 전세, 월세, 매매, 상가 계약을 중개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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